원상복구 의무의 법적 근거
민법 제615조·제618조에 따라 임차인은 임대차가 끝나면 빌린 목적물을 원래 상태로 돌려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원상’이 입주 당시의 새 도배· 장판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래 거주할수록 자연스럽게 낡는 부분까지 임차인에게 새것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임대차 계약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오랜 입장입니다. 정부가 배포하는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해설에서도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마모는 원상복구 의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통상의 손모’ 원칙
법원 판례의 경향은 임차인이 계약에서 정한 용법대로 정상적으로 사용하다가 생긴 마모(통상손모, 자연감가)는 임대인이 부담하고, 임차인의 고의·과실이나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생긴 손상만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임대료에는 이미 목적물이 낡아가는 감가상각분이 반영돼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로 갈리는 지점을 정리했습니다.
| 구분 | 임대인 부담 (통상손모) | 임차인 부담 (고의·과실) |
|---|---|---|
| 도배 | 햇빛·시간에 따른 자연 변색, 가구 자국, 경미한 들뜸 | 낙서, 음식물·기름 오염, 반려동물 훼손, 다수의 못·압정 구멍 |
| 장판 | 가구 눌림 자국, 걸을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광택 손실 | 담뱃불 자국, 칼자국·긁힘, 물건을 끌어서 생긴 찢김 |
| 곰팡이·누수 | 건물 자체 결로·배관 노후로 인한 곰팡이·누수 흔적 | 환기·물 관리 소홀이 명백히 원인인 곰팡이 |
| 기타 시공 | 입주 시부터 이미 낡아 있던 상태(입주 전 사진으로 확인) | 임대인 동의 없는 무단 인테리어를 복구하지 않은 경우 |
법원 판례 경향 및 국토교통부·법무부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해설 종합 참고. 실제 책임 소재는 거주 기간, 계약서 특약, 훼손 정도에 따라 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거주 기간이 길수록 임차인 부담은 줄어듭니다
도배·장판도 감가상각 개념이 적용됩니다. 통상 도배지의 내용연수를 4~5년 안팎으로 보는 감정 실무례가 있어, 배상이 필요한 손상이라 해도 거주 기간이 길수록 ‘새 제품 전체 시공비’가 아니라 남은 가치만큼만 배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임대인이 입주 3~4년 차 세입자에게 도배 전체를 새것 기준으로 요구한다면, 감가상각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할 근거가 됩니다.
분쟁을 줄이는 절차 세 가지
- 입주 시 상태 기록. 계약 전후로 도배·장판·벽면 상태를 사진·영상으로 남겨두면, 퇴거 시 ‘원래 낡아 있었다’는 입증이 쉬워집니다.
- 계약서 특약 확인. ‘통상손모는 임차인 부담 제외’ 문구나 원상복구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어두면 이후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약 문구는 계약 체크리스트에서 함께 확인하세요.
- 퇴거 시 입회 점검. 임대인·임차인이 함께 상태를 확인하고, 공제 항목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견적서·사진 등 근거 자료를 받아두세요.
보증금에서 이미 도배·장판 비용이 임의로 공제됐는데 근거가 부족하거나 통상손모까지 포함됐다고 판단되면, 임대인에게 내역 소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운영하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각 지자체 전월세보증금 지원센터에서 무료 상담·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리비·장기수선충당금 등 나머지 퇴거 정산 항목은 관리비 정산 가이드와 장기수선충당금 반환 청구에서 함께 확인하세요. 붙박이장·빌트인 가전처럼 집주인 소유 옵션의 파손·하자 책임은 도배·장판과 판단 기준이 조금 달라 풀옵션 파손·하자 책임 가이드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도배를 3년 넘게 썼는데 나갈 때 새로 해줘야 하나요?
정상적으로 살면서 생긴 벽지 변색·경미한 들뜸은 통상의 손모로 보아 임차인이 아니라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못을 과도하게 박거나, 낙서· 오염처럼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벗어난 손상이 섞여 있다면 그 부분만 별도로 배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못자국이나 압정 자국도 무조건 배상해야 하나요?
액자·시계를 걸기 위한 못 한두 개 정도의 경미한 자국은 통상적인 사용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배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러 개의 구멍, 선반 설치를 위한 대형 앵커 시공처럼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넘는 훼손은 원상복구·배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에서 도배·장판 비용을 일방적으로 뺐다면 어떻게 하나요?
공제 근거(견적서·시공 내역·훼손 사진)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통상손모 항목까지 포함해 과도하게 공제됐다고 판단되면 임대인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합의가 안 되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운영하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각 지자체 전월세 상담센터를 통해 무료로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615조·제618조, 국토교통부·법무부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해설, 법원 판례 경향 및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안내 종합. 개별 사안의 최종 판단은 계약 내용과 훼손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법률 자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 확인 항목은 계약 체크리스트에서. 기준일: 2026년 하반기.